▶ 스키조 "Fight" (Live @ 스페이스공감) 감상하기

 

 

  아침부터 버스 안에서 "Fight"를 무한 반복 재생 시켜놓고는, 전의에 불타서 "Fight"를 듣고 있는 건지 아니면 "Fight"를 들어서 전의에 불타고 있는 건지 헷갈려하며 고민 비슷한 걸 했다. 이건 "High Fidelity"의 #Did I listen to pop music because I was miserable? Or was I miserable because I listened to pop music?#과 같은 종류의 고민(혹은 질문)이로세. 흠흠.

 

  언제 들어도 주옥같은 가사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건들면 제껴 뿔고 때리면 박아 뿔고♬에 흐뭇해하며 살짝 흥분하기까지 했다. 그게 최면 효과가 있었는지 오후에는 이례적으로 빡쳐서 겁대가리를 상실하고 언성을 높여 버렸다. 나를 빡치게 했으니 어디 한 번 당해 보시라지! 흥!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분노의 인라인 스케이팅도 하고 싶었고, 놀이터를 보니 분노의 미끄럼 타기, 분노의 그네 타기 등등 오만 게 다 하고 싶었다. 그러고는 영실업에서 출시한 영플레이 모빌의 광고 음악 패러디 버전 가사인 ♬미끄럼 부수고 그네도 부수고 엄마, 아빠는 경찰서에 가고♬가 생각나서 실실 쪼갰다. 결국 그 모든 분노 섞인 행동들은 포기하고 12층까지 단숨에 걸어 올라오는 것으로 대신했다.

Posted by 포르노외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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