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을 잤다. 지각할 정도까지는 아니고...
이게 다 워킹 데드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감정 수습을 못해서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릭이 떠나질 않는다(난 유리 멘탈이었어.).
칼에 빙의 된 채, 릭에 대해 계속 생각한다. 그의 행동을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이해하고 든든하다 여기면서도 누군가를 갈가리 찢어 죽일 만큼 무자비하고 압도적인 존재라는 것을 곱씹으며 공포도 느낀다.
교차편집으로 보여 주던 평화로운 시간들 속에서, 그는 분명 그렇게까지 무서운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아 했다. 그는 인간적(이 "인간적"이라는 말의 정의에 대해 확신을 못하겠다만)이라 말할 수 있었고 그것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었고 그러면서 행복해하고 있었다. 썩어빠진 세상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옳고 그름을 두고서 내내 내적 갈등을 일으키며 산다. 바르게 살고 싶은데 때때로 인간들이 나를 빡치게 해서 그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른 행동들을 하고, 돌아서서 스스로에게 부끄러워하고... 허탈해지고... 그래서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또 안하무인의 인간들에게 질려 스스로를 속이고... 세상 탓을 해 보지만 내 탓이기도 해서 면죄될 수 없다는 걸 안다. 살아남으려고 점점 독해지고 있다. 이게 항상 좀 서글프다.